1. 한 학교법인의 오래된 땅
새봄학원 이사장 한서윤은 학교 재정 문제로 몇 달째 잠을 설쳤습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수입은 감소했지만, 오래된 강의동의 안전 보수 비용과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돈은 계속 쌓였습니다. 학교가 더는 사용하지 않는 외곽 부지를 매각하면 재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부지를 사겠다는 매수인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그 땅은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으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한 이사장은 매매를 진행하기 전에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허가가 나기 전에는 거래를 확정하기 어렵고, 기다리는 동안 매수인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한 이사장은 학교법인이 소유한 재산을 처분하는 데 국가의 허가까지 받아야 하는지, 이런 제도가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품었습니다.
2. 법적 질문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할 때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한 사립학교법의 규정은 학교법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제한할까요? 허가 절차가 매각이나 채권 회수를 늦춘다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는 것일까요?
3. 한국 법은 무엇을 정하고 있나
사립학교법은 학교법인이 학교 운영의 물적 기반이 되는 기본재산을 처분하거나 그 성격을 바꾸는 경우 관할청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매매뿐 아니라 증여·교환, 용도변경, 담보 제공도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의무를 부담하거나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에도 허가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학교법인이 기본재산을 매도·증여·교환하거나 용도변경하고, 담보에 제공하려는 경우 등에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제도가 겨냥하는 핵심은 학교법인이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산이 급히 처분되거나 줄어들어 교육 기반과 재정이 흔들리는 일을 막으려는 것입니다. 기본재산 매각을 검토할 때는 다음 사항을 살펴야 합니다.
- 해당 부동산이나 자산이 법령상 기본재산에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 매도 등 처분에 앞서 관할청의 허가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허가를 신청합니다.
- 처분 이유와 대금의 사용 계획, 학교 운영과 재정에 미칠 영향을 설명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 거래 상대방과는 허가 여부와 절차를 고려해 계약 조건과 일정을 정합니다. 허가를 받기 전에 처분이 이미 확정된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
4. 한국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
헌법재판소는 기본재산 처분 허가제가 학교법인의 재산권이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은 단순한 투자 자산과 달리 학교 운영을 뒷받침하는 토대이므로, 이를 보전하려는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학교의 자산과 재정 상태를 잘 파악하는 관할청이 처분 허가 여부를 심사하면 기본재산이 흩어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거래 상대방의 예측 가능성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있고, 채권자가 기본재산이 아닌 다른 재산에 강제집행이나 경매를 시도할 수 있으며, 그 절차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경우 별도의 구제 절차가 마련돼 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헌법상 재산권이 보장된다고 해서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을 아무런 공적 심사 없이 처분할 권리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교육 기반을 지키려는 공익과 처분 제한으로 인한 불이익을 함께 살펴봅니다.
법원은 허가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고 보지도 않았습니다. 학교 재정에 관한 정보를 가진 관할청이 허가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공익이 중대하고 절차에 따른 제한이 그 목적에 비례한다면,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정만으로 위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5. 한서윤 이사장의 경우에 대입하면
첫째, 매각하려는 부지가 기본재산이라면 한 이사장은 이를 일반적인 사유재산 매매처럼 곧바로 처분할 수 없습니다. 학교법인이 소유자라는 사실만으로 허가 절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 허가제가 추구하는 목적은 구체적입니다. 학교가 재정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기본재산을 처분하면 당장의 채무를 갚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학교 운영에 필요한 기반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관할청은 매각의 필요성뿐 아니라 처분 후 학교의 재정 상태와 교육 운영이 유지될 수 있는지도 살필 수 있습니다.
셋째, 한 이사장이 매각을 서둘러야 한다는 사정은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허가 요건을 무시할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거래가 늦어질 위험은 매수인과 계약을 협의할 때 허가 절차를 반영하고, 매각 사유와 대금 사용 계획을 충실히 제출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넷째, 채권자가 학교법인의 재산으로부터 돈을 회수하지 못한다고 해서 기본재산을 허가 없이 처분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경매 등 법적 절차를 먼저 검토할 수 있고, 그 결과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의 구제 수단을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허가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채권자의 권리나 재판을 받을 권리가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한 이사장이 제기하는 “내 재산을 파는 데 왜 국가 허가가 필요한가”라는 문제 제기는 이해할 수 있지만, 학교법인의 기본재산이 교육의 토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허가제는 공익에 필요한 제한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이 제도가 재산권과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는 방향입니다.
6. 결론: 한서윤의 매각 계획, 그리고 독자가 할 일
한서윤은 매각 자체를 포기하는 대신, 해당 부지가 기본재산인지 다시 확인하고 학교 재정 자료와 매각대금의 사용 계획을 갖춰 관할청의 허가 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매수인과의 협의에서도 허가 여부가 거래 일정에 미칠 영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핵심은 기본재산 매각이 금지된다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허가제 자체가 위헌이라는 이유만으로 절차를 건너뛰기는 어렵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다음을 기억하세요.
- 재산의 법적 분류부터 확인하세요. 기본재산 여부와 처분에 필요한 허가·신고 절차를 학교법인 담당자와 전문가에게 확인합니다.
- 허가 전에 거래를 확정하지 마세요. 계약을 협의할 때 허가 절차와 일정,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의 처리 방법을 명확히 정합니다.
- 처분의 필요성과 학교 운영 계획을 자료로 설명하세요. 재정 상태, 매각 사유, 대금의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채권 회수 문제라면 다른 재산에 대한 집행 등 별도 수단도 함께 검토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