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에이즈의 첫 공식 확인 사례가 나온 것은 1981년 12월이다. 초기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에이즈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중병에 걸리거나 사망하는 일이 많았고, HIV는 이미 편견을 겪던 게이·양성애자 남성과 약물을 주사하는 사람들과 연관됐다. 이후 치료는 HIV 감염인의 건강과 전파 위험을 크게 바꿨지만, 과거의 공포가 만든 낙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경과 맥락

한나 레빌은 박사 연구의 일환으로 HIV와 함께 살아가는 LGBTQ+ 사람들을 인터뷰해 일상 경험을 조사했다. 인터뷰에서 초기 유행기를 겪은 사람들과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온 뒤 진단받은 사람들은 HIV에 대해 서로 다르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는 치료가 바꾼 의학적 현실과, 과거에 형성된 기억과 감정이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효과적인 복합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1996년부터 영국에서 널리 사용됐다.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RT)는 HIV가 몸속에서 복제되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다. 진단받고 치료받는 사람들은 대체로 길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치료는 성관계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바꿨다. ART로 혈중 바이러스가 표준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수준까지 낮아지고 그 상태가 유지되면 성관계를 통해 HIV가 전파될 위험은 없다. 이를 U=U, 즉 검출되지 않으면 전파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른다.

대중문화와 공적 메시지도 HIV를 이해하는 방식에 영향을 줬다. 영화 《필라델피아》는 에이즈와 차별을 주류 영화에서 다뤘고, 1999년 처음 방영된 영국 드라마 《퀴어 애즈 포크》는 HIV를 이야기의 중심에 두지 않았다. 이후 1980년대 에이즈 위기를 다룬 《잇츠 어 신》이 방영되는 동안 HIV 검사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기사는 전한다.

공적 인물의 행동과 정부 캠페인도 당시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1987년 잉글랜드 최초의 전문 에이즈 병동을 열었고, 환자를 만나 손을 잡았다. 일상적인 접촉으로 HIV가 전염된다는 오해가 널리 퍼졌던 당시, 이 행동은 그런 두려움에 맞서는 의미가 있었다.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11월 에이즈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고, 그의 죽음은 대중의 시선을 유행에 집중시켰다.

영국 정부의 ‘무지로 죽지 마십시오(Don’t Die of Ignorance)’ 캠페인은 1986~87년 HIV 전파 정보를 알리고 안전한 행동을 권장했다. 묘비와 빙산, 죽음의 이미지를 사용한 캠페인은 위험을 강하게 알리는 한편, HIV를 공포와 죽음에 연결하는 기억을 남겼을 수 있다. 이는 당시 메시지가 감염 예방 정보를 전달하는 것과 공포를 강화하는 효과를 동시에 가질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 소식이 뜻하는 것

치료의 발전은 HIV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건강 전망을 바꾸고 성적 전파 위험을 낮췄다. 그러나 의학적 사실이 바뀌었다고 해서 주변의 태도나 감염인이 오랫동안 쌓아온 감정까지 자동으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영국 내 HIV 낙인 연구에서는 효과적인 치료가 시작된 뒤 노골적인 차별은 줄었지만, 거부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낙인은 일부 감염인에게 계속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빌의 인터뷰 참가자 일부는 데이트를 하거나 새 관계를 시작할 때 HIV 감염 사실을 알리는 일을 걱정했다. 또 일부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인데도 LGBTQ+ 사교·데이트 공간에서 낙인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U=U라는 의학적 정보가 존재하더라도, 실제 관계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부담까지 없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HIV 치료를 받고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이 새로운 연인에게 감염 사실을 알릴지 고민한다면, 성적 전파 위험에 관한 의학적 사실과 상대의 반응에 대한 걱정은 별개의 문제로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이 가정은 감염 사실 공개가 개인의 관계와 감정에 미칠 수 있는 부담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며, 인터뷰 참가자 모두가 같은 경험을 했다는 뜻은 아니다.

확인된 사실과 아직 알 수 없는 것

확인된 사실

  • 영국의 첫 공식 에이즈 확인 사례는 1981년 12월이며, 초기에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었다.
  • 효과적인 복합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는 1996년부터 영국에서 널리 사용됐다.
  • ART로 바이러스 억제 상태가 유지되면 성관계를 통한 HIV 전파 위험은 없으며, 이를 U=U라고 한다.
  • 일부 인터뷰 참가자는 데이트와 새 관계에서 감염 사실을 알리는 일을 걱정했고, 일부는 LGBTQ+ 사교·데이트 공간에서 낙인을 경험했다.

아직 알 수 없는 것

  • 레빌이 인터뷰한 사람은 몇 명이며, 어떤 방식으로 모집했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 참가자들의 진단 시기와 배경이 어떻게 분포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 인터뷰에 담긴 경험이 전체 HIV 감염인의 경험을 얼마나 대표하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독자가 확인할 것

  • HIV와 치료에 관한 정보를 접할 때 바이러스 억제 상태가 유지되는 조건과 U=U의 의미를 구분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감염 사실 공개나 관계에 관한 걱정이 있다면, 개인의 상황에 맞는 의학적 정보를 의료진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감염 여부만으로 성적 전파 가능성을 단정하지 말고, 치료와 바이러스 억제 상태에 관한 사실을 함께 살펴야 한다.